투명한 유리문 앞에서 십오분을 넘게 머뭇거렸다. 더 머뭇거리기엔 건물 복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자꾸만 태형을 흘깃거리며 지나쳤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건지.다양한 병원이 모여 있는 빌딩이라는 것을 아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과부터 시작해 치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그리고 태형이 서 있는 문 앞에는 HS 정신건강의학과 ...
안녕하세요 세렝게티입니다.코로나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데 다들 마스크 꼭꼭 착용하고 다니시지요?오랜만에 공지를 올리며 무의식적으로 제목에 잘 지내고 계신가요. 라고 썼다가 요즘은 이렇게 물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지우고 빈칸을 한참 봤어요. 제목을 어떻게 할까. 저는 유독 제목을 짓는 것과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게 어려워요. 그래서 쓴 글들을 읽어보면 첫 문장은...
처음으로 다퉜다. 꾹 누르고 누르던 못난 감정은 ‘왜, 그러면 안 되는데요. 형은… 형은 다 마음대로 하면서.’라고 뱉어낸 태형의 말 한마디에 폭풍이 되어 윤기를 삼켰다. 태형아, 지금 형한테 뭐라고 한 거야. 응? 싸늘한 질문과 함께 무표정의 얼굴을 본 태형이 겁을 먹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윤기는 한 번도 태형에게 이런 표정을 보여 준 적이 없었다. 사...
별채 너른 방에 식사가 차려졌다. 태석과 종민이 나란히 앉고 맞은 편에는 윤기와 태형이 앉았다. 그리고 상석에는 이 가게의 주인이자 태석, 태형의 부친인 도현이 자리했다.식사가 차려지는 동안 방 안에 모인 이들은 상석에 앉아 있는 도현의 눈치만 봤다. 정확히는 도현과 도현의 시선이 향하는 인물, 윤기를 번갈아 봤다. 도현은 태석과 종민과 같았다. 제 막내아...
― 이정혜 씨 스케줄 OK, 최유미 씨 연락 안 됨.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윤기는 핸드폰부터 확인했다. 생각했던 대로 비행시간 도중 들어 온 메시지는 윤기가 생각한 플랜 B의 절반만 성공이었다. 어떻게 할까. 둘 말고는 당장에 떠오르는 연주가가 없었다. 이 둘이 아니고서야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가지고 있는 시간 내에 다른 연주자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가장 아끼는 가발을 머리에 쓰고 거울을 들여다봤다. 이제 입술만 바르면 끝이었다. 윤기는 양 손에 하나씩 바를 걸 들고 무엇을 바를지 고민했다. 하나는 즐겨 바르는 틴트였고, 다른 하나는 며칠 전 구매한 신상 립스틱이었다. 새로운 걸 도전할까, 아니면 익숙한 것을 고를까. 그렇게 번갈아 보던 중이었다. 침대 맡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아, 입술에 뭘 바를까 ...
지저귀는 새의 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녘 우는 아이를 한참 바라보다 잠이 들었다. 언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밤이 물러갔듯이 집 안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사라졌다. 아이는 어디로 간 걸까. 집에 갔을까. 윤기는 가만히 눈을 뜬 채로 미동 없이 커튼이 양 쪽으로 젖혀져 있는 것을 봤다. 침실 안의 모든 걸 절대로 건들지 말라고 일러두었던...
‘야, 정호석!’‘…….’‘너 왜 하고 많은 과 중에서 하필이면 그 과야! 어!?’복도 저 끝에서부터 헉헉 거리며 달려오더니 다짜고짜 묻는 게 웃겼다. 야, 이선우. 나 집에 보름 만에 가거든. 좀 놔주라. 어이없이 웃으며 대답을 회피하자 선우가 끝까지 시선을 맞추며 소리쳤다. 너 나랑 surgeon(외과의) 하기로 약속 했잖아! 나랑 한 약속은 개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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