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서 열강을 하는 교수님을 멍하니 보며 엄지손톱을 이로 잘근잘근 깨물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보다 집중하는 학생이었으나, 실상은 그냥 눈을 둘 곳이 없어서 교수를 보는 것이었고, 마음과 이성은 모두 저 어딘가로 날아간 지 오래였다. 아무래도… 좆 됐다. 가만 있어보자.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기...
참 이상해요. 저는 라면 물을 잘 못 맞춰요. 주변에서 어떻게 하면 잘 끓이는지, 라면 물을 어떻게 맞춰야 제대로 된 라면이 나오는지. 알려주는데도요. 공들여서 끓여도 맛이 없어요. 왜 그럴까요. 어? 선배님 지금 웃으시는 거예요? 허, 설마 제 고민이 그렇게 웃으실 정도로 하찮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아닌데. 이거 하나도 안 웃긴 건데. 엄청 진지한 건데...
「…할아버지 깡패야?」가족들이 우려하던 일이 기어코 일어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던 막내 손자가 했던 말이 꽤나 충격이었는지, 전날 저녁 식사까지 물렸던 도선은 이튿날 결국 드러눕고 말았다. 그냥 심신이 안정적이지 못해 누운 거라면 그냥 걱정만 하겠는데 도선이 어떤가 보기 위해 방 안으로 들어간 가족들은 도선의 모습을 보고 걱정만 할 수가 없었다. 도...
마루에 나란히 앉아 쪼물딱거리던 둘을 방안으로 들여보낸 것은 손님맞이를 끝낸 태석이었다. 할아버님이 다시 나오실 수도 있고 아직 방 안에 있는 도현이 나오며 둘을 보고는 안 좋은 소리를 할 수도 있다는 뜻에서였다. 울 아부지 그런 사람 아닌데…. 하고 말을 뱉던 태형은 꽤나 살벌한 제 형의 눈빛을 확인 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저런 표정을 지을 만도 ...
상처 때문에 한쪽 눈을 손으로 가린 윤기를 부축해 방 밖으로 끌고 나온 건 종민과 태석이었다. 윤기 씨, 괜찮아요? 당황한 목소리로 묻는 태석의 말에 윤기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갑작스레 얻은 상처에 그는 도현이 저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는 것도 알지 못했다. 겨우 밖으로 나와 디딤돌 위에 놓여 있는 제 신발을 찾아 신을 때였다. 방 안에서 쩌렁쩌렁 태형과 ...
“태형이 안에 있느냐.”익숙한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얼굴을 한 태형이 드르륵, 소반을 저만치 밀고는 벌떡 일어났다. 소리가 난 미닫이문 쪽을 보던 윤기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보료 위에서 동동거리는 태형을 올려다봤다. 어, 어떻게 해요. 우, 우리 할아버지예요! 할아버지가 나, 나 불렀어요! 당황하면 아무 말이나 먼저 뱉고 보는 편이라는 건 처음 소개팅을 했...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